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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ublish_date : 25.07.31

AI UX의 진화 - AI임을 숨겨라

#UX #AI인터페이스 #대화 #친숙함 #감정 #착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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UX의 목표가 인간을 속이는 것이 목표가 되어도 될까?

우리는 지금 하루에도 수십 번, 무언가에게 말을 걸고 대답을 듣는다.
Perplexity, Claude, GPT-4o 같은 AI에게.

그런데 어느 순간, 우리가 묻는다.
“너, 사람 맞지?”

사람처럼 말하고, 숨을 쉬고, 망설이고, 웃는 그것들은 진짜 사람이 아닌데, 어쩌면 더 사람처럼 느껴진다.

그게 바로 지금의 AI UX가 가는 방향이다.
- AI를 보여주지 않는 UX.
- AI를 감추는 디자인.
- AI를 ‘사람처럼 느끼게 만드는’ 설계.

AI UX의 원래 목표는 ‘인간 중심’이었다

처음 AI가 대중에게 등장했을 땐, 모두가 그것이 “AI”라는 걸 알아야 했다. 그래서 UI는 명확하고 구분됐다.

GPT에게 말을 걸면, 회색 톤의 대화창에 AI 특유의 톤으로 깔끔한 문장이 돌아왔다.

이때까지만 해도, UX의 목표는 "AI를 잘 다루게 만드는 것"이었다.

어떤 프롬프트를 써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지, 무엇을 넣으면 안 되는지 등 '사용법' 중심의 경험 설계가 필요했다.

하지만 지금은 반대다 – ‘AI 같지 않게’ 만드는 UX

GPT-4o의 음성 모드를 켜보자.
당신이 말을 하면, 그녀는 한 박자 쉬고 “그거 흥미롭네요!”라고 대답한다.
웃고, 중간에 말을 멈추고, 숨소리를 넣는다. 심지어 “흠… 음…” 같은 사람 특유의 머뭇거림까지 흉내 낸다.

Claude 3의 웹 인터페이스를 보면, AI라는 존재는 완전히 배경에 숨겨져 있다.
딱히 "AI"라는 타이틀도 없고, 그저 내 말에 반응하는 무언가가 있을 뿐이다.

Perplexity는 심지어 대화형 검색을 표방하면서도, “검색 결과를 정리해주는 사람”처럼 행동한다.
‘AI 검색’이 아니라 ‘비서’의 이미지다.

이 모든 변화의 핵심은“AI를 감추는 디자인”이다.


인간처럼 보이는 것 vs 인간인 척하는 것

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차이를 마주한다.

  • 사람처럼 보이는 것 (Human-like):
    AI가 더 자연스러운 말투, 더 부드러운 인터페이스, 더 따뜻한 톤을 갖추는 것.

  • 사람인 척하는 것 (Human-impersonating):
    AI가 자신을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만들거나, 사용자가 그것을 잊도록 설계하는 것. 지금의 AI UX는 그 경계선 위에 있다.
    GPT-4o의 “헤이~ 잘 지냈어?” 같은 인삿말은 기술이라기보다 친근한 사람과의 대화처럼 들린다.

그것은 편안하지만, 어느 순간 우리는 헷갈린다.
“내가 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 거지?”

Transparent AI vs Seamless AI

최근 UX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두 가지 철학이 갈린다.

  • Transparent AI:
    AI는 AI답게 보여야 한다. AI임을 명확히 드러내야 사용자 신뢰를 얻을 수 있다.
    → 예: GitHub Copilot, Notion AI – 보조적 역할을 강조

  • Seamless AI:
    AI는 사용자가 존재를 ‘의식하지 않도록’ 숨어야 한다.
    대화 흐름을 끊지 않고, ‘사람처럼’ 행동해야 진짜 UX가 된다.
    → 예: GPT-4o 음성모드, Rabbit R1, Humane AI Pin

디자인의 목표가 도움을 주는 기술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기술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.

UX가 인간을 ‘속이기’ 시작할 때

문제는 이것이 기술적인 진보를 넘어 심리적 조작의 영역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점이다.

  • GPT가 사람처럼 말할 때, 사용자는 그것이 AI임을 ‘잊는다’.

  • Claude가 맥락을 기억하고 친절한 반응을 줄 때, 사용자는 관계적 감정을 느낀다.

  • Perplexity가 검색 결과를 “알아서” 정리해줄 때,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의존하게 된다.

이런 흐름 속에서, UX는 정보 제공을 넘어서 현실 감각을 재편하게 된다.

“AI가 나를 속이려는 게 아니라, 내가 스스로 속으려 드는 것 아닐까?”

왜 이런 UX가 필요한가?

그럼에도 불구하고, 왜 지금의 AI는 이렇게 사람처럼 행동해야 할까?

  • 피로감 최소화:
    “기계 같음”은 사용자에게 피로를 준다.
    사람처럼 말하면, 이해하기 쉽고, 덜 낯설다.

  • 감정 연결성:
    단순한 정보보다 감정적 공감이 브랜드와 경험을 만든다.
    Apple Siri가 “좋은 하루 보내요”라고 말할 때, 그것은 UX다.

  • 몰입과 흐름 유지:
    사용자가 ‘AI와 상호작용 중’임을 인식하면 몰입이 끊긴다.
    UX는 기술을 보이지 않게 숨기는 것이 목적이 된다.

윤리적 경계 – ‘속이는 UX’는 허용될 수 있는가?

이제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.

"UX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?"

  • 감정을 모방하는 것과 감정을 유도하는 것 , 존재를 감추는 것과 정체를 왜곡하는 것, 사용자를 편하게 하는 것과 현실을 왜곡하는 것

AI UX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.하지만 착각을 유도한다.

그것이 사용자 경험을 풍요롭게 만든다면, 속이는 UX도 괜찮은 것일까?

아니면 우리는, ‘진실한 기술’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 것일까?

우리가 원하는 건 기술인가, 착각인가

AI UX는 지금 “기술과 인간 사이의 관계” 그 자체를 디자인하고 있다.

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이 AI의 정확함인지, 아니면 사람처럼 나를 이해해주는 ‘무언가’인지

이제는 되묻게 된다.

“당신은 지금 AI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”라는 문장이 더 이상 필요 없을 때, 우리는 어떤 UX를 선택해야 할까?